집을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하는 수달

미국 이야기

[미국 어학 연수] 등교 - 미국 이야기 2

오터튼 2023. 8. 1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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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학 연수] 출발 - 미국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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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성공적으로 도착하고 나서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하게 되었다. 

현지에 도착하고 오리엔테이션이 시작하기까지 약 5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상당히 바빴다.

집에 아무것도 없어서 열심히 사서 채웠고 그 외에도 시간이 날때마다 동네를 구석구석 다니는 등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현지 적응(?)이 끝나고,

슬슬 학교에 갈 시간이 되자 떨리기 시작했다. 

 

워싱턴 컨벤션 센터, 애플 카네기 센터

 

학교의 위치는 전혀 예상 밖의 곳에 있었다. 

아무래도 조지타운 대학교의 부속 교육원 느낌이다 보니까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워싱턴 한복판에 위치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조지타운이라 개꿀이네 생각했다가 지하철로 왕복 한시간을 통학하게 생겼다.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날도 더운데 땀도 뺄겸 아침마다 열심히 걸어갔다.

Rosslyn에서 파랑, 주황, 실버 열차를 타고 (뭐 1,2호선 이런 느낌이다) Metro Center에서 내려

약 15분~20분 정도를 걸어가야 학교에 닿을 수 있었다.

여기서 하나 놀라웠던 것은,

지하철 요금이 무려 2달러였다는 것이다.

왕복 4달러에 당시 환율이 1달러에 1,400원인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가격이었다.

할증까지 붙으면 장난 없다.

 

 

 

학교로 가는 길은 다양했다. 명품 거리를 지나서 가는 방법도 있고, 대로변 따라 애플 카네기센터를 보고 가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차이나타운 앞을 지나가는 방법도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했다.

Metro Center에서 빨간 열차를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China Gallery역에 도착하는데,

역에서 올라가는 순간 대마초의 냄새와 길거리에 아침부터 술취해서 쓰러진 사람들이 즐비한다.

치안도 썩 좋지는 않은 듯 하다. 

 

 

그렇게 걸어서 첫 오티 장소에 도착했고, 생각보다 어학원의 규모에 컸다.

근데 그에 비해서 학생들의 수는 적었고 나중에 물어보니까 코로나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는 시기라 이제 슬슬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얘기를 들었다.

오티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웠던 것은 동양인들이 너무 많았고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많았다.

 

미국 현지인 친구들이랑 바에 가서 병맥주 하나 까는 나의 꿈은 그렇게 사라졌다. 

 

여기서 TMI로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보니까 상당히 다채로웠다.

중동에서 온 언니들이 꽤 많았는데, 남편이 유학중이여서 같이 따라와 체류하기 위해 F-1비자로 연명을 한다던지,

구직을 하지 못했는데 1년짜리 취업 비자가 거의 다 만료가 되어서 똑같이 F-1비자로 연명을 한다던지,

대부분 비자의 이유가 가장 컸다.

 

간혹가다 내 또래 학생들이 있긴 했는데,

이미 본국에서 학사를 마치고 석사를 밟기 위해 학교에서 요구한 영어 공증을 발급받기 위한 경우,

자매결연 되어있는 학교에서 보낸 애들(다 일본 애들이었다).

 

나처럼 뭔가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 온 학생들은 극히 드물었다.

 

 

8주 과정동안 지정된 공휴일들.

저 시간들이 매우 싫었다.

 

그렇게 여차저차해서 시간은 지나갔고 정규 커리큘럼이 시작됐다.

 

생각보다 친구들도 금방 생겼다.

대부분 남미에서 온 친구들이었는데 콜롬비아에서 온 행님, 에콰도르에서 온 누님, 페루에서 온 행님과 누님, 이스라엘에서 온 행님 등 정말 다채롭게 친해졌다. 나중에 같이 바도 가고 그랬는데 다음에 최대한 순한 맛으로 써보겠다.

 

개인적으로 동양 사람들과는 거리를 뒀다.

뭐, 이유는 하나였다. 영어를 더럽게 못했다.

그리고 내가 배정된 반에는 나혼자 동양인여서 굳이 친해질 건덕지도 없었다.

 

어짜피 영어를 배우러 온 사람들인데 실력을 따지냐라는 말을 사람들에게 많이 들었는데

그럴거면 한국에서 언어교류 프로그램이나 나가지 뭐하러 미국까지 오나?라는 생각.

몇달 지나고 다 고루고루 친해지긴 했는데 그 전까지는 그냥 그랬다.

 

 

수업 방식은 한국과는 정말 달랐다.

첫 주차때는 워밍업으로 교수가 주제를 던져주면 서로 토론하는 방식이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난이도는 올라갔다.

 

 

식자제를 고를 때 사람 손만 닿았다 하면 가격이 치솟는 기적을 볼 수 있을 거다.

 

 

생활 면에 있어서는 아주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래도 자취가 처음이라 초기에는 파이팅 넘쳤다.

타겟(Target)이라는 슈퍼마켓을 자주 이용했는데 집에서 해먹는게 싸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열심히 사서 요리했지만 얼마가지 못했고 우버 이츠를 맛보기 시작한 순간부터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고정되었다.

 

일주일에 내가 용돈으로 받아 쓴 금액은 300달러였다.

한화로 42만원이었고 한달이면 170만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정말 배터지게 쓰지만 미국의 물가 앞에서는 넉넉하지 못한 돈이었다.

 

먼저 나에 대해 변론을 하자면 나는 하루에 세끼를 먹어야 생활이 가능한 타입이다.

전역도 한지 얼마 안된 상태라 기초 대사량도 뛰어났고 먹는 양이 상당했다.

일주일치 아침에만 먹을 것들 장을 보면 약 80달러가 나왔고

점심은 학교 근처에 FoxTrot에서 샐러드 하나 조그만거 사먹으면 14~15달러, 맥도날드 가도 세트 이것저것 먹다 보면 금액도 비슷비슷했다. 저녁은 배달 시켜먹거나 가끔씩 해먹고

거기다가 앞서 말했던 교통비 주5일 20달러 등 생각하면 가끔씩 부족할 때도 있었다. 

 

 

 

루틴은 일주일 내내 비슷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두 눈 감고 아침 먹고,

지하철 탈 때 눈 뜨고,

학교 도착하면 일어나고,

그랬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