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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한국에 다녀왔다.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국밥도 먹고 싶고 가족들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어서 학기 간 방학에 잠깐 짬을 냈다. DC부터 인천까지 비행기면 14시간을 넘게 탄 것 같다..
석촌 호수에 가서 러버덕을 본 것 말고는 딱히 한국에서 특별한 것은 없었고,
시차 때문에 부엉이 생활만 하다가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돌아오자마자 바로 다시 2일만에 등교 준비를 했다.
내 시차는 하와이 어딘가에 있을텐데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학교에 향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교수들을 여전히 똑같았지만 내 친구들은 전부 없었다. 학생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외로움을 많이 탔고 그냥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 이상하게 들었다. 애써 시차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 것이겠지라고 스스로 달레며 참으며 일주일동안 학교에 다녔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그런 안좋은 기분은 없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친구들의 부재는 너무 컸다.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수업 듣고, 나 혼자 집에 가고. 친구들이 가끔씩 왓츠앱 단톡으로 잘 지내냐고 묻기는 하지만 모두 각자의 일상을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더욱 박탈감만 느껴졌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냐?
그건 또 아니다. 학교에서 소셜 아워에 가서 사람들이랑 같이 말도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긴 했다.
저번 학기에 비해 이상하게도 중동 학생들이 많이 보였고 여기가 두바이인지 미국 수도 한복판일지 햇갈릴 정도였다.
남미 사람들도 몇명 있었지만 전부 학생 비자로 체류를 연명하는 세미-불법체류자였고 학교에서 본 것은 손에 꼽았다.
그리고 내 또래 학생들은 나와 다른 반에 있어서 그렇게 친해질 계기도 없었다.
그래도 나름 나 생활 페이스가 있어서 어느 순간 친구들이 없다는 것도 무덤덤하게 되었고
저번 학기의 재미가 경험과 만남이었다면 이번에는 다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미국을 여행하고 싶었다.
매주 주말에 뉴욕, 보스턴, 마이애미 등을 갈 생각을 했는데 뭐.. 그냥 흐지부지 되었다.
어느덧 가을 바람도 불고 주변의 나무들도 각자의 색깔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평소 친하게 지내던 빡빡이 교수가 자신의 집에 초대를 했다.
처음으로 현지인의 가정집에 방문을 해봤는데 상당히 새로웠다.
작은 마을이라 그런 것일지 몰라도 주변의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한국과 사뭇 달랐고,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개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건물들 또한 최소 100년은 되어 보이는 건물들이 즐비했는데
교수에게 물어보니, 정부에서 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상당히 오래된 마을이며 건물의 양식이 정해져 있고
증축이나 구조 변경도 허락을 받아야 된다고 한다.
이건 뭐 다른 마을도 대부분 마찬가지인 것들이니까 패스.
나머지 시간에는 주로 드라이브를 다녔다.
처음에는 근처 맥린이나 알렉산드리아 주변으로 다녔지만 그렇게 웨스트 버지니아가 좋다는 말에 차를 몰고 쉐난도아 국립공원의 초입인 프론트 로얄까지 가봤다.
캘리포니아에서 운전을 했을 때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워싱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달려서 가니까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었고 지나다니는 차도 별로 없어서 한적했다. 나중에 서쪽 버지니아 여행기는 따로 올리도록 하겠다.
학교가 하도 재미가 없다보니까 자꾸 밖에서 맴돌기 시작했고 그렇게 노잼인 2학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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