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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야기

[미국 어학 연수] 어학 연수와 영어 실력 (어학 연수 후기)

오터튼 2023. 8. 13. 00:47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Rosslyn, Arlington, VA

 


오늘은 미국에서 5개월동안 미국에서 어학 연수를 하면서 내가 느낀 바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어를 이분법적으로 나눌 때 한국식 영어, 원어민식 영어로 구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식 영어는 흔히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수능을 치르기 위해, 때로는 대학교 편입을 위해, 취업을 위해, 승진을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영어는 정말 많은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듣기, 독해, 문법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우리는 영어 지문을 풀 때 국어처럼 읽어서 푸는 것이 아닌 대부분 주어진 공식에 대입해서 푸는 방법으로 영어를 배운다. 

다시 말해 영어를 언어로서 접근보다 학문으로서 색깔이 더 강하다고 느꼈다.

반면, 원어민 영어는 언어 같은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뭐 나도 원어민은 아니니까 패스.

이 두가지 스타일의 영어 중 어떤게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 모국어는 한국어이고 어디까지나 영어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외국어이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접근 방법이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한글을 배우고 한국어를 말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양키들도 태어나면서 알파벳을 배우고 영어를 하면서 살아간다.

영어를 몰라도 대한민국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수포는 대학포기, 영어는 인생포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어는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학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붙잡고 영어에 목을 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때로는 영어 실력을 올리기 위해 대부분 어학 연수나 때로는 해외 대학 진학을 한다.

 

 

Georgetown University SCS_ELC




서두가 길어졌는데 과연 어학 연수가 영어 실력을 향상 시키는 합리적인 방법인가 하는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가장 많이 사람들이 영어의 포텐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방향은 어학연수다. 필자도 그랬다.
어학 연수를 가게 된다면 어학원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국내 유학원을 통해서 사설 어학원을 가는 것이 다반사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가면 뭐하나?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학원마다 커리큘럼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반화 시켜서 얘기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어짜피 영어 실력이 고만고만한 사람들 모아두고 원어면 강사 몇명 초대시켜서 수업을 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갔던 대학교 부속의 어학원은 대단하냐? 뭐 없다. 일반 사설 어학원이랑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생각을 갖고 나도 나름 명성 있는 대학의 어학원에서 5개월동안 공부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내 영어 실력 향상에 드라마틱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원어민이랑 길거리에서 만나면 내가 하고 싶은 말 쑥스어움 없이 하는 정도? 해외 여행가면 내 것 챙길 수 있는 정도? 

딱 이빨 까는 것 하나만 늘어서 왔다.
듣기는 어학원 수업을 통해서 크게 향상 시키는 못했다.

다채롭게 많은 현지 사람들의 영어를 듣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에 국한되거나 똑같이 영어를 배우러 온 사람들의 영어를 듣는 것이 어학원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Kennedy Center

 


솔직히 어학 연수 2-3개월차 쯤에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나는 문법을 파괴하고 슬랭을 쓰며 외국인 애들이랑 헤이 맨~ 하는 영어 실력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CNN을 틀면 앤더슨 쿠퍼같이 유창하고 세련된 영어를 하고 싶은 것이 영어의 목적이었다. 
당연히 단기간에 그 정도까지의 실력을 올리는 것을 쉽지 않다.
하지만 어학원에서 사우디 누님들, 남미 형누님들이랑 노가리 까면서 배우는 것은 분명히 제한적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영어가 유창한 외국인 혹은 현지인 친구들이랑 수업 들으면서 토론하고 같이 놀기도 하면서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것이다.
어학원은 이런 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꼬집어본다. 

 

 

Foggy Bottom의 한 바에서 라틴 친구들과

 

 

나도 영어가 늘기 시작한 시점은 어학 연수를 시작한지 2~3개월이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미국 생활이 익숙해지자 MeetsUp을 통해 런닝 크루도 다니고, 바에 가서 친구들도 사귀고, 아파트 라운지에 앉아서 과제를 하다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도 이웃들이랑 대화를 나누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랑 대화를 했다.

어떻게 보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내 성격도 한몫 했던 것 같다.

하여튼, 이 과정에서 모든 상대방이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느꼈고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나보다 영어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독해도 마찬가지다.

어학원 과제 외에도 아파트 납부 명세서, 공고문, 안내 책자 등 지속적으로 영어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뜻을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며 대충 때려 맞추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 정확도는 점점 올라갔고 영문 책을 읽을 수 있

 

 

Arlington Memorial Bridge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요약하자면,

 생활을 하면서 직접 부딛히는게 가장 회화나 듣기에 있어서 가장 큰 실력 향상을 가져온다고 느꼈다.

 

그러나, 한국어가 되었든 영어가 되었든 영어를 일상적인 대화에 사용되는 어휘의 스팩트럼은 정해져 있다.

뉴스를 보거나, 각종 연설을 보면 정치나 경제 등 주제가 조금만 전문적으로 들어간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알아 들을 때가 있다. 그런 것들도 단어를 공부하거나 계속 들어보면 결국 극복할 수 있는 선이다.

 

결론적으로는 어학 연수를 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어학원은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단, 계속 원어민 혹은 그 정도 레벨이 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일상적인 회화만큼은 레벨을 많이 끌어올릴 수 있다고 느꼈다.

그 이상의 레벨을 원한다면 대학교, 혹은 대학원을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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